Chittora 라는 마을이 어디쯤일고... 구글맵 caching으로 다운로드 해 온 지도를 스마트폰에 펼쳐본다. (인도폰 개통 안될 것을 대비한, 나는 철두철미한 남자니깐~) 일단 직행은 없다고 하고, 저녁이라 버스도 안다니는 것 같다. Sanganer라는 마을이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는 듯, 일단 거기까지 오토릭샤를 타고가야 한다고 한다.
여행자 계산법으로는 200~300루피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Kamalish가 흥정을 해주어서 100루피만 내고 Sanganer에서 하차했다. 릭샤를 타고오는 동안 Kamalish가 좋은 이야기를 했는지, 과일을 들고 가정방문을 하는 나에게 릭샤드라이버가 따듯한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Sanganer에서 Chittora까지는 지프를 타고 간다. 지프가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사람이 꽉 차면 출발한다. 근데 그 꽉 찬다는 기준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과일과 가방을 매고 있던 나는 과일잼이 되는 줄 알았으니... 게다가 지프 천장에도 여러명 올라타고 있었다.
나를 웨딩(waiting)하고(?) 계시다던 부모님들과 Kamalish의 형 Kishan이다. 나를 정말 많이 기다리고 계셨던 듯 반가이 맞아주신다. 온 마을이 어두워서 내가 들고온 플래시가 마치 써치라이트처럼 밝게 빛나던 마을인데, 있는전기 없는전기 다 끌어다가 환하게, 티비까지 켜놓고 맞아주신다.
내가 사온 바나나 한 다발, 사과, 석류 등등 마음을 담아서 전해드림.
Kamalish와 나는 저녁을 못 먹은터라, 늦은 저녁을 준비해 주셨다.
상 차리고 있는 Kamalish
저녁이 준비되는 동안 포토타임, 내가 생각했던 핑크씨티의 핑크가 이 집에서 느껴진다.
거실 밖에는 녹색 귀염 도마뱀들이 많이 있었는데, 덕분에 벌레는 없는 듯 했다.
아버님은 자이뿌르의 Document Secretary로 근무하셨었다고 한다. 얼마나 성실하게 사셨는지 라자스탄의 총리로 부터 모범상을 받으셨다고 함.
Kishan과 Kamalish가 공부하는 책들
주방의 모습이다. 나 온다고 어머님이 특별요리를 하신 듯함.
오늘 길에 나에게 Vegetarian이냐고 물었던 게 이것 때문이었구나, 치킨이 반 마리는 들어가 보이는 커리에 둘이서 다 먹지도 못할 자빠티, 그리고 다양한 과자에 아그라에서 사왔다는 디저트까지... 이 정도면 현재 가용한 식량 총 집합인 것 같다ㅠㅠ
남겨도 되는 디저트들은 조금씩 맛만 보고, 남기면 멍뭉이 줄 음식은 와구와구 먹었다. 물은 주시는 거 안먹고 내가 따로 챙겨먹었는데, 저녁은 와구와구 잘 먹는 것을 보신 아버님이 어리둥절 해 하신다. 영어 잘하는 Kishan에게 diffrent water는 digestion problem을 일으킨다고, 너도 나중에 해외나가면 그럴 것이라고 했더니 통역해 주는 듯...
잠들기 전에 Kishan과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꼴까타에서 전력전자를 공부한 Kishan은 매우 스마트하고 영어도 잘했다. (다음날 마을 돌아다니며 알았는데, 마을의 촉망받는 수재임.) 책임감이 강한 그는 몸이 편찮은 아부지를 대신 해 자신이 가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동기들 처럼 해외에 인턴십을 하고 싶어했고, 더 많은 기회에서 큰 꿈을 펼쳐보이고 싶어했다. 그래서 한국의 환경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 했고, 좋은 컨택트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는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대신 내가 일하고 있는 풍력업계에서 전력전자의 역할, 우리 회사에 Technical Adviser로 채용된 인도인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인도 안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기회가 많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아직 21살인데 멀리보는 꿈이 없이 눈 앞의 인턴십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30살 아저씨로서 두런두런 조언을 해주었다. 바르고 똑똑한 청년 Kishan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다음 날 아침, 나는 잘잤는데 Kamalish는 뒷 목이 아프다고 한다. 누가 손님인지 모르겠네ㅋㅋㅋ 아침이 밝으니 인도사람들 사는 모습이 훤히 보이는 것 같아서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Kishan네 외부주방, 여기서 어머님이 자빠티를 빚으신다.
벽에 이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인도스타일 집이네~
아침마다 향불을 피우고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내가 아는 힌두교 신은 시바, 비슈누, 가네쉬 정도?
몇 달 있으면 바꿀 HTC폰을 Kishan에게 보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주소를 적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내 주소도 물어보네? 뭘 보내주려고~ ㅎㅎ
삼성이 인도 가전과 핸드폰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여기도 삼성, Korea는 몰라도 Samsung은 안다. 감탄이 나와서 한 컷~!!
힌디어로 된 신문을 읽는다. 처음봐서 한 컷~!!
뜨겁고 달콤하게 끓인 우유를 한 잔 주신다. 요것이 아침이겠지?
옆집의 꼬맹이들이 놀러왔다. 동네에 벌써 나에대한 소문이 퍼진듯~
남자애인줄 알았더니, 녹색옷 까불이 꼬마의 여동생이라네?
Kishan이 옥상에 올라서 마을을 보여주겠다고 함. 까불이 한 컷~!!
마을에 살 던 조상님들이 지은 건물이라고 함.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냐고 물었더니 그보다 오래되었다고 하네... 우리의 전통은 새마을운동 때 많이 갈아엎어졌으나 인도인들은 역사와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
무너지면 치우고, 보수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듯...
멀리서 나마스떼 인사를 했는데도, 화들짝 일어나서 인사를 받아주신다.
요 뒤에는 연못도 있다는데, Kishan이 산책하러 가자 함.
연못 앞의 작은 신전
물이 부족한 라자스탄 지역이지만,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물이 함께하는 듯...
오래되어 무너진 집, 사진 잘 찍는 사람이면 묘한 느낌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마을 청년들 "One photo~"
좀 더 큰 신전에 왔다. Kishan이 조금 기다려 보라고 한다.
기다리면서 Chittora 멍뭉족 한 컷~!!
잠겨있는 신전을 나 때문에 굳이 열어보여 준다. 신전은 삐까 번쩍~ 가옥과 비교하면 많은 노력이 들어간 건물같다.
인도의 아침은 어디나 고요하다.
다른 신전에 왔다.
여기는 예배보는 사람들도 많다. 왼쪽은 힌두교 예배를 봐주는 Baba 아저씨
안에 있는 신상을 찍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시바신의 가족
여기 모셔져 있는 신은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고, 여러가지 모양으로 현실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면 비슈누 인가?
신전에 옷을 입혀주시고, Baba아저씨가 나에게 축복도 해주셨다. 미간에 빨간 점도 찍어주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Donation을 조금이라도 할 것을... 아쉽다.
저 가운데 있는 석상이 시바신을 상징한다고 함. 기도드리는 장면
또 다른 신전으로 가는 길, 가는 길에 공작새(Peacock)을 보았는 데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네...
여기 신전에는 코끼리신 가네쉬가 모셔져 있나보다. 가네쉬는 재물, 부귀를 상징한다고 함.
넓은 신전
여기의 baba아저씨는 코끼리를 닮은 듯 하다.
곳곳에 신들이 모셔져 있다.
마을을 소개해 준 Handsome guy, Kishan과 까불이와 콧구멍인간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님이 자빠티를 만들고 계신다.
한가로운 아침의 포토타임
허걱, 아침을 따로 안드실텐데? 아까 우유도 주시고, 떠나는 길 든든하라고 밥도 챙겨주신다. 들어보니 점심을 챙겨주시려고 하셨다하나, 내가 호텔 체크아웃 시간도 있고, 전화해보니 방에 예약이 꽉 차서 1박 연장이 안된다 하여 서둘렀기에 2번째 아침을 주신 듯 하다. 토마토가 넘 신선하고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뱅글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관광지에서 사는 것 보다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서 한 50개 샀음.
그런데 Kishan이 어떻게 이야기를 해줬는지 넘 싸게 파신다ㅠㅠ 사는 내가 돈을 내는 데 더 미안한 기분이 든다. 거의 원가에 가깝게 뱅글 득템~!!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꼭 다시 연락한다고 약속하고 차를 기다린다.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인도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순수 인도인들의 삶의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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