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3일 토요일

Shanti India (4) 자이뿌르 - 핑크씨티


열흘간의 인도여행기 4편. 자이뿌르 - 핑크씨티


한 때는 인도여행의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리웠던, 델리-아그라-자이뿌르. 지도 상에서는 작은 삼각형으로 보이지만 아그라에서 자이뿌르까지 6시간이 넘게 도로를 달린다. 내 옆에는 자이뿌르의 공무원이라는 인도아저씨가 앉아서 말을 붙여오지만, 힝글리쉬 억양이 굉장히 세서 긴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자이뿌르행 버스의 마지막 30분은 시내에서 도는 것 같았다. 핑크 빛 건물들이 보이기에 힙색을 매고 내릴 준비를 하려 했더니, 아직 30분은 더 남았다고 공무원 아저씨가 이야기 해주더라. 자이뿌르는 넓었다. 라자스탄의 주도라고는 들었는데, 버스가 신시가지의 대형쇼핑몰을 돌아가는 것을 보니 내가 관광하려고 온 자이뿌르가 맞나 싶기도 하다.


카페나 가이드북에서 칭찬이 자자한 자이뿌르의 대표 숙소는 Pearl palace다. 나도 그 호텔에 묵고 싶어서 일주일 전에 예약메일을 보냈는데, 오리지날 펄팰리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객실을 갖추고 있는 자매호텔 마저도 자리가 없었다.

동급이지만 인지도가 약간 떨어진다는 Sunder palace에 예약을 성공했는데, 이 집도 예약하기 만만치 않은 집이라 저녁 늦은 시간 도착할 때 까지 방을 잡아주었을 지 의문이었다. 다행히 유러피언 매니저부터 인도인 스태프들 까지 서비스 마인드가 갖추어져 친절했고, 들어가자마자 당신이 'OH'일 것 같은데 맞냐고 묻더라. 더 신기했던 것은, 내가 아그라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러면 다음은 푸쉬카르로 갈거냐고 하더라. 1250루피짜리 호텔의 통찰력은 대단했다.



방에 메뉴판이 놓여있어서 쭉~ 내려봤는데, 완전 채식식당이다. 나의 favorite인 계란조차도 허용하지 않는 식단이었다.


방에 짐풀고 이리저리 둘러봄. 나중에 알았는데 1층은 복도가 별로 멋지지 않았다.


야외 테라스 겸 레스토랑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나왔더니 음이온이 가득한 듯~


인도에 와서는 의외로 비둘기를 거의 못봤는데, 자이뿌르에서 다시 본다.


삼베옷을 한 번 빨아보려고 물에 재워놨는데,


돈이 주머니에 있는 것을 깜빡하였다.


시설 좋은 호텔에 왔으니 샤워도 개운하게 하고, 머리도 샴푸로 감고~


펄팰리스의 숙소는 이용하지 못했지만, 옥상의 레스토랑을 가보기로 했다. 이름은 Peacock roof top restaurant. 여기서는 계란과 닭고기도 먹을 수 있다.


올라가다가 머리 두 개가 있어서 깜짝놀람. 주인장 부부를 그려놓은 것 같다.


인도식 아침식사를 먹고 싶었는데, 1시간 반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치즈오믈렛을 먹기로 했다ㅠㅠ 아침에도 이 식당을 찾는 사람이 많았고, 어제 저녁에는 물론 꽉 차있다.


아침식사가 준비되기 전에 주위를 둘러봄.


이거는 무슨 레스토랑이 왠만한 유적지보다 낫다. 벽과 천장에 라자스탄의 전설이 가득하다.


Peacock 한 마리를 이쁘게 앉혀놓았고,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가게이름 컨셉에 충실하다. 정말로 Peacock이 roof top에 올라가 있었다.



식당을 가득채운 섬세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치즈오믈렛과 짜이 한 잔


다시 Sunder palace로 돌아왔다. 우리 숙소도 꽤 괜찮다고 위로해 줌.


오늘은 남방을 입고, 간편한 차림으로 자이뿌르 탐험에 나서기로 함.


자이뿌르에서는 지도 한 장만 들고 참 많이 걸어다녔던 것 같다. 주요 볼거리가 10~20루피 거리에 위치하는 데 작은 돈으로 매번 흥정하기도 귀찮았고, 튼튼한 두 다리로 걸으면서 인도사람들 사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었다.


걷다보니 인도 최대의 극장인 라즈만디르에 도착했다.


인도의 하루가 느즈막이 시작되 듯이, 라즈만디르의 첫 공연도 12시30분 이었다.


현재 상영중인 영화인 것 같은데, 그렇게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고 시간나면 함 볼까..


옆의 과일장수는 과일을 연신깎아서 요렇게 한 접시씩 팔았다. 한 접시 10루피, 우리 돈 약 200원이니 굉장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도 인도 과일은 기본적으로 당도가 높은 듯... 실패확률이 낮기 때문에 마음놓고 즐길 수 있었다.


조금 더 걷다보니 전설의 라씨집이 보인다. 흑색간판에 금속활자로 LASSIWALA라고 쓰여진 집이다. 장인정신으로 플레인 라씨만을 팔고 있다. 주문은 큰거 아니면 작은거다ㅎㅎ


먹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홀린 듯이 입을 대고, 위에 얹어진 크림과 함께 한 모금 들이켜 버렸다. 너무 맛있어서 깜짝놀라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깨달았으나 좀 늦음. 저 컵은 초벌구이 토기라서 깨어 버리면 된다는 데, 은근히 단단해서 시원하게 파사삭 부서지지는 않았다.


걷고 걸어서 핑크씨티로 향한다.


뭔가 유적지 인가 싶었는데, 건물디자인이 잔타르만타르를 베낀 것 같다.


큰 사거리에서 보니, 핑크씨티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나온다.(차조심)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는게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천으로 된 가방을 하나 사고자 Bazzar 길을 걸었다. 반정도 문을 열었는데, 흥정에 불리할 것 같아서 오는 길에 사기로 했다.


장사꾼들은 아시아인이 신기한지 구경하다가, 내가 인사를 받아주니 한 무리의 인디언이 나를 둘러싼다. 좀 있으면 축제라서 위에 반짝이와 전구를 달아놓았다느니, 얘는 도쿄에서 왔고 얘는 중국에서 왔다느니 자기네들 끼리 허풍을 떨고 웃고 그런다. 너무 모여들어서 약간 경계심이 들었는데, 여성여행자라면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다.


Bazzar는 그냥 지나치고, 결국 씨티팰리스/하와마할을 보러 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큰~~ 나무가 기울어져 있는데, 무슨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싶었다. 정말 엄청 큰 나무


가까이 가보니 작은 신전이 마련되어 있고, 인도인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핑크씨티의 핑크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붉은 돌을 빻아서 물적셔서 칠하는 듯... 우기 때마다 보수해야 겠네~


인도 여자들은 일단 이목구비 때문에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


핑크씨티 안에 블루씨티가?!!


곳곳에 학술서적을 파는 곳이 있었다. 기차역에서도 유독 공학서적을 따로 파는 모습이 보여서 신기했는데, 인도사람들의 공학에 대한 학구열을 보여주는 듯 하다.


신전이 삶의 터전과 함께 하고 있다.


핑크씨티가 내가 생각한 것 만큼 밝은 핑크는 아니긴 한데, 전반적으로 건물이 이쁘긴 이쁘다.


요기로 들어가면 씨티팰리스/하와마할 등 주요 유적지가 나올 것임.


하와마할 보려고 들어섰다가 주거지로 들어왔다. 근데 잘사는 동네인 듯... 자동차가 즐비하게 서있다.


잘 사는 골목에도 큰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 전용 집도 있는 듯...


하와마할을 정면에서 보려면 대로 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뒤쪽으로 들어왔다. 약간 경사진 길이라 조리를 신은 발가락이 쫌 아팠던 기억이 난다.


본인이 하와마할에 산다고 뻥인지 진짜인지 모르는 이야기를 하던 꼬마와 한 컷~!!


유적지에 대한 설명은 뒷 편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로 쪽으로 돌아가니 가방가게가 즐비하다. 퀄리티는 다양한데 좋은 것은 250루피 정도 부르는 듯~ 사진은 기도하는 청년을 찍어보았다. 무슨 일을 하든 인도인들은 신과 함께한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라자스탄 스타일의 고퀄리티 가방을 드디어 샀다. 가방가게 장사꾼 friend가 자기네 옥상에 가면 바람의 궁전 하와마할을 잘 볼 수 있다고 해서 올라가 봤는데, 거짓말은 아니었다.


설마 나를 사랑해서 호의를 베푼 것은 아니겠지?


점심은 럭셔리하게 자이뿌르의 유명레스토랑인 LMB restaurant에서 먹기로 한다. 근데 좋은 식당이고, 구멍가게고 상점형식이 넘 표준화 되어있다. LMB라는 글자가 납작하게 써있어서 발견 못할 뻔 했다.


들어갔는데, 이게 왠 카페테리아? 했는데...


카페테리아 한 쪽에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Tax 별도이다. 하지만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 LMB special보다 한 단계 높은 chairman을 주문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저 위에 소스같은 것이 chairman이다. 단촐한 모습에 실망했는데, 로티에 얹어서 먹어보니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감자, 치즈의 조합에 은근히 달콤한 맛도 나고 괜찮았다. 다음에 다시가게 되면 간판메뉴인 라자스탄 탈리코스로 먹어보고 싶다.


배부르게 먹고 인도식 아이스크림 kulfa로 대미를 장식한다. 아이스크림이 단단한데 수분은 거의 없고, 연유과 같이 단맛보다는 향신료가 가미되어 독특한 느낌이었다.


다 먹고나니 입가심으로 씨앗과 각사탕 같은 것을 주네. 고급레스토랑이니 팁도 조금 드림. 인도에서 먹은 한 끼 식사 중에 가장 비쌌던 것 같다. 다음에 인도갈 때는 꼭 라자스탄식 탈리를 먹어봐야지...


씨티팰리스와 잔타르만타르는 바로 옆에 붙어있다.


씨티팰리스는 박물관 같은 거라고 하던데, 은항아리 밖에 볼게 없다고 해서 skip~


중세 인도의 측량기술을 볼 수 있는 잔타르 만타르를 보기로 했다. 300루피짜리 티켓을 끊으면 잔타르 만타르, 하와마할, 암베르성까지 표 한장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하와마할은 들어가서 볼 것이 별로 없다고 하니 skip~


잔타르 만타르 입장~ 위도와 경도를 측정하는 기구라고 함.


우뚝 솟은 해시계가 최대의 자랑거리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는 볕이 매우 강했다.


측량기구인 것 같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그늘제조기 역할 수행중...


어허, 해시계구만~


지금 시간은 13시30분 정도되었다는데?


친근한 인디언들, 말도 많이걸고 사진도 마니 찍어준다.


요거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암튼 엄청 깊었고, 들어가면 못 빠져나올 것 같았다. 그럼 개미지옥인가?


자잘한 해시계들이 즐비한 가운데,


두둥~~ World largest 해시계임.


건물 3~4층 높이 되는 것 같다.


무지막지하게 커서 2초단위의 시간도 알아챌 수가 있다고 한다.


4~5층 높이인가?ㅋㅋ


공사중인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왠지 화장실일 것 같다. 화장실까지 감상하고 잔타르만타르를 나옵니다. 다음 행선지는 자이뿌르 북쪽에 위치한 암베르성~!!


암베르성까지는 오토릭샤로 200루피 정도 내거나, 아니면 10루피짜리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로컬버스가 살짝 붐비는데, 저렴한 가격에 감수해야지...


인도 시내버스에는 남자차장이 한 명씩 있고, 버스를 돌아다니면서 요금을 받는다. 좀 번거로운 시스템이지만, 버스 1대당 일자리 하나씩 창출된다고 생각하면 사회적 관점에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약 20분 떨어진 곳일 뿐인데, 암베르 사람들은 자이뿌르 도시인들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인디언들은 모두모두 friend~~ 사진의 꼬마들하고 아줌마들 하고 손으로 빚은 인절미 같은 것을 팔았는데, 5루피를 받았다. 5루피 단위의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좀 시골스러운 느낌~


탐스러운 인절미가 고작 5루피라니... 후훗 어디 맛을 좀 볼까? 하고 한입 깨물었는데, 순간 주위의 모든 인디언들이 뱉으라고 한다. 물고기 주는 밥이라고 함ㅠㅠ 동네 아줌마들 빵터져서 박수치면서 웃는다.. 뭘로 만들었길래 그러지?


던져주니까 잘 먹는다. 호수에 물고기가 많은 이유가 있었군..


한적한 호수, 새떼들과 물고기들을 보니 마음이 편해진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성곽, 여기가 암베르다.


암베르도 멍뭉이는 디귿(ㄷ)자 취침 중, 인디안 스탠다드다ㅋㅋ


여기의 사원은 자이뿌르보다 더 고딕한 느낌이 든다.


이런 데서 살아도 좋을 듯...


소님이 길막하고 계신다, 내가 비켜가야지 할 수 없지...


암베르는 외국인 보다는 인도인 관광지 인 것 같다. 우리나라 20년 전에 유행하던 싸구려 장난감을 파는 좌판이 많이 보였고, 인도인들이 박수치는 물개 같은 것을 보고 신기해 하는데, 그 장면 자체가 더 신기했다.


오늘 하루종일 걸었는데, 오르막을 오르려니 힘들고만


출입이 안되는 정원이 있어 찍어보려 했는데, 찍사가 초보다;;ㅋ


두건을 쓰면 강도처럼 생겼지만, 때되면 절하고 기도하고 하는 것이 인도인들이다.


돌바닥에 흙먼지가 뭍어서 가뜩이나 힘든 오르막길이 쉽지가 않다.


Maota Lake의 모델이 되어준 꼬마아가씨, "긴장 좀 풀어봐~"


물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헛, 팁을 주지 말라고? 나야 땡스지~


사람이 없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많아지기도 하고...


휴우, 거의 다 올라온 것 같다.


현재의 출입구상황,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성에 올라와보니 지역주민들이 모두 모여있다. 나중에 친구가 된 kamalish에게 들었는데, 축제가 있어서 사람들이 춤추러 모여드는 거라고 함.


나무가 머리를 이쁘게 잘랐다.


트리컷이라고 해야하나ㅋ


성에 올라왔어도, Amber palace를 보려면 다시 올라가야 한다. 입장권은 이 palace에 대한 통행료이므로 경치만 구경할 분들은 입장권을 준비 안해도 될 듯 하다.



올라오니 조금 더 멀리보인다.


투박한 성이더라도 palace는 섬세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요거는 왕의 침실, 대리석 바닥이라 시원하것다ㅋㅋ


석조기술은 언제봐도 감탄이다.


요게 뭐지?


궁궐 안에 방앗간이 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 영어 좀 배웠다고 자신감에 차서 말을 걸더군..



이왕 올라온 김에 끝까지 올라가 보자, 혹시 핑크씨티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여기가 가장 높은 전망대 인 듯 한데, 자이뿌르는 넘 멀어서 안보인다. 약실망...


빡세게 올라올 때는 아무것도 없더니 내려갈 때 되니까 카페가 있다. 앉아서 뭔가 흡입하고픈 욕구를 강하게 불러일으켰다.


기념품 가게도 있는데,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임.


보기만 해도 엄지발가락새가 아파지는 내리막길


관광 온 가족이 있었는데, 뛰어다니다가 넘어진 꼬마에게 매직물티슈를 전해주었더니 아저씨가 고마워 했다. 안경 쓴 아저씨이고 영어를 잘 하는 것을 보니 중산층 이상일 것 같았다.


아동 요리장면 발견~, 애기들이 못 빠져나오는데 넘넘 귀여웠다ㅠ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면서 한 컷



이제 내려갈 때가 되었다.


들어올 때와는 달리 사람이 가득하다. 아까 성위에 있던 줄이 입구 아래까지 늘어진 것 같음.


장터도 있는데 이 또한 현지인 관광객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다행히 나가는 길에는 계단이 있어서 발꼬락이 덜 고생했다.


잠에서 깬 멍뭉족


이 쪽에서 버스를 타면 다시 자이뿌르로 간다고는 하는데, 버스가 번호도 없고 제대로 서지도 않는다.(승객들이 타이밍을 맞춰 뛰어올라야 한다.) 지나가는 만원버스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소풍온 학생들로 보이는 청소년 인디언들이 나를 보고 쭈뼛쭈뼛한다. 5명 이었는데, 그 중 용기있는 한 명이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함ㅎㅎ 이 넘의 매력은 알아줘야 한다니깐~~

어디로 가냐고 하니, 각자 행선지는 조금씩 다르지만 자이뿌르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 버스가 계속 만원인데, 기다리다 보면 투어리스트를 위한 큰 버스가 온다고 도움말을 해주네~ 기다렸다가 이 친구들하고 같이 버스를 타면 되겠다 싶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서 기다리던 유러피언이 짜증난 얼굴로 어떤 버스를 타야하는지 아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나는 My friends를 따라 갈거라고 하며, 미소와 함께 어깨동무를 해보였는데 유러피언은 그게 더 짜증났던 것 같다. 휙~ 가버림.


빨간 옷이 용기있게 나에게 말을 걸어준 샤미르~, 잘생겼다. 자이뿌르로 오는 버스에서 짧은 영어로 긴 대화를 하다가 두 명이 행선지를 놓쳤다. 나는 학생들에게 좀 미안하고 해서 내가 릭샤태워서 보내준다고 했다. 나는 free라고, 자유로운 traveller라고 했는데, 나 대신 릭샤를 흥정하다가 그냥 같이 걸어가자고 한다. 학생들이 보기에 릭샤가 비쌌나보다.


걷다가 내가 고마운 마음에 콜라나 한 병씩 마시자고 했다. 나는 Limca 마시고, 학생들은 쌀튀긴과자 같은 것을 하나씩 골랐다. 쪼끄만 놈들이 돈 모아서 내려고 하길래, 내가 가게주인장에게 foreigner money 받으라고 했더니 머뭇거리다 내 돈을 받아줬다.


왼쪽 까멜리시(kamalish)가 휴가나온 형을 위해 기차표를 끊어야 한다고 해서 자이푸르 기차역으로 왔다. 나도 기차역에 볼일이 있었는데, 표를 안가져와서 아쉬웠네... Kamalish는 자이뿌르 남쪽 35km 거리에 있는 Chittora에 산다고 했다.

일 다 보고 헤어지려고 하니 몇 시간 안되는 정이지만 서먹서먹하다. Kamalish가 전화를 몇 통 하더니, 나보고 자기네 집에 오겠냐고 물어본다. 형이 공과대학을 다니고 굉장히 똑똑한데, 지금 마침 휴가를 나와있어서 나를 만나면 이야기가 잘 통할 거라고 함. 나는 비어있을 호텔이 좀 아깝긴 했지만, '다른 세계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하고자 했던 목적에 맞는 것 같아서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 없는 선물이지만 100루피정도 이것저것 과일을 사서 Chittora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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