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천공카드(punch card)로 데이터를 작성하여 커다란 메인프레임에 기계를 돌리던 시절부터,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이 한 대의 머신앞에 길게 줄서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가동하길 기다리던 시절부터 컴퓨터의 역사를 써온 IBM의 엔지니어였다.
책을 처음봤을 때 들었던 우려는, 제목에 심리학이 붙어있는데 이와 관계된 부분은 없고, 저자의 가십거리만 늘어놓은 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며, 더욱이 글쓴이가 뼈속까지 엔지니어였던 출신의 사람이기에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전문적인 심리학의 깊이로 '프로그래머가 기계를 다루는 또 다른 기계'로 취급받지 않도록, 현대인지과학[cognitive psychology] 의 이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심리학 전공자인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psychological mind로 프로그래밍이라는 영역에 접근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 되었다.
아주 옛날옛적 프로그래밍 언어로 설명하고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듯~
방송대를 제외하고 내가 처음 졸업한 전공은 심리학이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이과의 선택기준으로 심리학/컴퓨터공학을 고민했을 정도로 컴퓨터를 좋아해왔고, 지금은 프로그래밍을 취미로 하고 있다. 프로페셔널하게 개발하려는 계획은 아직 없지만, 혼자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하는 프로그래밍은 실제 직업프로그래머들이 하는 것과 얼마나 많이 다를까?’ 아니면, 내가 정말 얼마나 엉망인지, 아니면 공대생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그 답은 물론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고 co-work해보는 것에서 찾아야 겠으나, 이 책을 통해 프로그래밍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약간이나마 그 궁금함이 해소된 듯 하다.
25년판 주석에는 '이제야 말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겨있다.
#. 내가 표시해 둔 이책의 명언
1. 사람의 정신은 일반적으로 가진 능력에서 10%만을 발휘한다. 나머지는 그 정신의 운영체제 때문에 발생한 오버헤드로 소진된다.
2. 두려운 것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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